| 3분기 부동산펀드 설정액이 2분기 대비 23%나 줄었다. 부동산펀드 취득세 감면 종료 시점이 당장 3개월 앞으로 다가온 때에 나타난 현상으로 업계 관계자들의 해석이 엇갈린다.
3분기 신규 설정된 부동산펀드는 총 37건으로 설정액 규모는 약 1조 880억 원이다. 지난 2분기 49건, 1조 4154억 원 대비 설정 건수는 24%, 금액 기준 23% 감소한 수치다.
업무시설에 투자한 펀드는 5건, 설정액 규모 6154억 원으로 전체 금액 기준 56.6%를 차지했다. 실물에 투자한 대표적인 부동산 펀드는 베스타스자산운용의 '베스타스사모부동산투자신탁제8호'와 이지스자산운용의 '이지스글로벌사모부동산투자신탁 37-1, 2호'다.
베스타스자산운용은 용산구 갈월동에 소재한 한진중공업의 본사 사옥과 부산 R&D센터에 투자하는 '베스타스사모부동산투자신탁제8호'를 설정했다. 이지스자산운용은 '이지스글로벌사모부동산투자신탁 37-1, 2호'를 통해 미국 워싱턴 810 Seventh Street, 프랑스 파리 Rue La Boetie, 캐나다 몬트리올 Bell Canada Campus 빌딩을 약 1조 70억 원에 매입했다.
주거시설 및 NPL 투자 펀드는 전분기 대비 확대된 것으로 조사됐다. 주거시설 투자 펀드는 5건, 설정액 규모 840억 원으로 전 분기 2건, 149억 원 대비 설정액 규모가 464% 증가했다. NPL투자 펀드 또한 전분기 3건, 493억 원 대비 설정액 규모가 154% 증가했다.
오피스업계 관계자는 "계절적인 영향에 따라 매년 3분기 설정액이 줄어든다. 부동산펀드 취득세 감면에 따른 영향으로 보기 힘들다"며 "보통의 경우 4분기 즈음 갑자기 리츠와 펀드 설정이 증가한다. 상반기보다는 하반기에 3분기보다는 4분기에 그렇다"고 밝혔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내년부터 부동산펀드에 대해 감면해줬던 취득세 30%가 부과되며, 펀드 수익률 저하를 우려해 설정액 규모가 줄어든 것이라는 해석을 내놨다. 상업용 부동산에 투자하는 펀드 설정액 규모는 줄었지만 주거시설 및 NPL 투자 펀드 설정액 규모는 늘었기 때문이다.
업무시설에 투자한 펀드 설정액 규모는 지난 2분기 7756억 원에서 3분기 6154억 원으로 20.65% 줄어들었다. 반면 주거시설 투자 펀드는 464%, NPL 투자 펀드는 154% 증가했다.
주거시설 투자 펀드의 경우 공공임대 리츠에 대한 취득세·제산세 감면 혜택으로 수익률 저하가 상대적으로 적을 것으로 보여 투자가 늘었다는 분석이다. 또한 확정수익을 보장하는 NPL 투자 펀드 역시 수익률 저하 우려가 높지 않아 설정액 규모가 커졌다는 분석이다.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매년 3분기 펀드 설정액 규모가 줄어드는 현상은 반복 됐다. 하지만 올해 4분기 부동산펀드 설정액 규모가 늘어날 것으로 장담하기는 힘들다"며 "부동산펀드 취득세 감면 전 펀드 설정을 위한 고민이 깊어짐에 따라 벌써부터 시장에 영향이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의 ‘부동산펀드 취득세 旣감면분 회수조치의 시사점’ 보고서 내용을 요약한다.
부동산펀드 취득세 旣감면분 회수조치 확산
부동산 취득후 등록된 펀드에 대한 취득세 旣감면분 회수조치가 지난 6월 조세심판원의 기각결정을 계기로 점차 확산되면서 본격화되고 있다.
2013년 10월 안전행정부에서 부동산 취득 후 등록된 펀드(이하, 사후등록 펀드)에 대하여 조세특례제한법 상 취득세 감면대상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유권해석을 내놓으면서 지난 5년간 감면 받아온 취득세 상당분에 대한 회수 우려가 촉발되고 있다. 유권해석 결과에 따라 질의대상이 되었던 해당 펀드는 旣감면분 10억원을 경기도에 납부했다. 이후 해당 펀드 운용사가 조세심판원에 불복심판을 제기하였는데, 지난 6월 기각이 결정되면서 서울시를 중심으로 본격적인 회수절차에 돌입했다.
최근에는 이미 청산이 완료된 펀드에 대해서까지 취득세 추가납부의무가 통보됨에 따라 운용사, 수탁은행 등 관련업계의 파장이 상당한 상황이다. 체납기관 등록을 피하기 위하여 청산펀드의 수탁은행이 취득세를 대납한 사례가 등장하고 있다.
부동산펀드의 사후등록 관행은 관련 법령의 통합과정에서 실무와 관련법규 간 불일치로 입법미비가 발생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장기간 방치되면서 구법에 의한 관행이 고착된데 따른 결과이다.
舊간접투자자산운용업법이 자본시장법으로 통합되면서 부동산펀드는 동법상 ‘집합투자기구’로 편입되었는데, 이 과정에서 사후등록 방식이 사전등록으로 변경됐다. 자본시장법은 사모집합투자기구의 등록요건 및 절차를 규정하고 있을 뿐 등록기한에 대하여 명시적인 규정을 두고 있지는 않으나, 공모 뿐만 아니라 사모펀드에 대해서도 등록전 판매, 판매광고를 금지하고 있어 사전등록을 의무화한 것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등록 신청에서 완료까지의 소요기간, 사모방식 특성으로 인해 현실적으로 사전등록(등록 이후 설정· 부동산취득 진행)이 적합치 않아 상당수의 부동산펀드가 최근까지 사후등록 방식으로 처리되었고, 입법미비에 대한 개선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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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모펀드의 경우 기관투자자의 필요에 의해 투자물건을 미리 지정하여 설정하는 경우가 많고, 적시에 투자자금을 유치하는 것이 중요하나, 등록에 수일 내지 수개월까지 소요될 우려가 있다. 특히 부동산펀드의 경우에는 부동산계약의 특성상 물건을 놓치거나 협상조건이 달라지는 등 우려가 있어 사전등록에 실무상 한계가 있다.
감독당국 또한 이러한 관행을 암묵적으로 인정하여 왔고, 직접 과세권자인 지자체에서도 사후등록펀드에 대한 취득세 감면 방침을 표명해 왔다는 점에서 논란이 확대되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펀드의 등록 여부는 집합투자기구의 성립과 집합투자재산으로 인정되는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해석하여 사후등록을 암묵적으로 인정하고 있다.
자본시장법에 규정된 펀드등록요건으로 집합투자규약의 적법성, 투자자에 대한 위해가능성 검토가 포함되어 있긴 하나, 실제로 펀드등록 심사는 펀드의 형식요건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 지방세의 과세권자인 서울시는 과거 사후등록 펀드에 대한 취득세 감면 방침을 표명한 바 있어 일관성 없는 조세방침에 대하여 책임을 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수년간 지속된 관행을 뒤엎은 과세방침의 변화는 입법취지와 업계관행을 도외시한 무리한 법령해석인 바 세수확보를 통한 재정난 해소 목적인 것으로 판단된다.
자본시장법상 사전등록제는 펀드 판매전 설정· 설립 단계에서부터 투자자의 이익침해를 사전에 예방하기 위한 것으로, 개인 등을 대상으로 하는 공모펀드를 고려한 취지다. 사후등록의 경우 불완전판매로 판단되더라도 투자자피해 구제가 쉽지 않으므로, 투자규모와 정보력이 미약하여 이익을 보호할 필요성이 요구되는 개인 등을 위한 것으로 해석되며, 전문투자자인 기관투자자가 주로 활용하는 사모펀드에서는 도입실익이 크지 않다.
한편 부동산간접투자기구에 대한 취득세 감면은 부동산투자 활성화를 위해 2001년 최초 적용된 이후 도입취지에 부합하여 국내 기관투자자의 부동산투자 확대를 견인하고 있다. 펀드를 통한 부동산매입 시 취득세 4.6%의 30% 감면받아 연간 0.3%p내외의 수익률제고가 가능하다.
따라서 금번 회수조치는 지자체의 재정난 해소를 위한 세수확보 목적으로 업계현실과 입법취지를 도외시한 과도한 법적용으로 판단된다. 과거 취득세 감면규모 및 부동산펀드를 둘러싼 복잡한 이해관계를 감안할 때, 과세의 정당성 외에도 수탁은행의 대납, 가산세 부과여부 등 다양한 쟁점이 부각되고 있다.
2009년 이후 사후등록 펀드의 취득세 감면분이 1,200억원을 상회할 것으로 알려져 부동산펀드의 상당 비중이 동 회수조치에 해당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2009년 이후 국내부동산 대상 신규설정 규모가 약 15조원으로, 이들의 취득세 감면액이 최대 2,000억원임을 감안하면 대상펀드의 비중은 최소 60%이다.(부동산펀드 전체가 부동산실물 취득을 가정한 수치로, 실제 PF대출 등 非실물투자 펀드를 감안하면 동 비중은 더욱 확대)
이미 설정한 펀드의 수익률 악화로 인한 투자자와 운용업자 간 분쟁가능성 뿐만 아니라 청산완료 펀드의 세금납부 주체, 가산세 부과 여부 등 다양한 쟁점이 부각되고 있다. 서울시는 청산완료된 펀드의 수탁은행에 세금납부의무를 부과하고 있으나, 수탁은행에 의한 대납은 고유재산과 신탁재산 간 분리 및 이행책임 제한 등 자본시장법 규정 위반을 야기한다는 점에서 문제가 심화되고 있다.
향후 행정소송 진행 등으로 인한 업계 혼란 등 즉각적인 영향과 더불어 장기적으로 간접투자기구를 활용한 부동산투자 위축이 불가피하여 제도 전반에 대한 재정비가 요구된다. 관련 업계에서는 세금납부 후 행정소송 등 대응에 나설 것으로 알려져 중소형 운용사의 유동성 문제를 비롯한 업계혼란이 불가피할 뿐만 아니라 지속적으로 확대되어 온 부동산펀드의 성장세에 걸림돌로 작용할 전망이다.
지자체를 상대로 진행될 행정소송 결과와 별도로 운용사, 수탁은행, 투자자 등 이해관계자간 신뢰악화, 분쟁으로 인해 향후 부동산펀드를 활용한 간접투자 위축 우려가 존재가 있다. 간접투자는 이해당사자 간 신뢰를 근간으로 한다는 점을 고려할 때, 투자수익률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조세행정의 예측가능성이 보장되어야 한다는 점을 정책당국이나 국회, 업계 모두 상기할 필요가 있다.
또한 REITs와 부동산펀드로 이원화된 부동산간접투자제도 뿐만 아니라 사모투자와 관련한 법제를 종합적으로 재정비하여 추후 발생할 수 있는 입법미비로 인한 문제를 미연에 방지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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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최종편집일:2024-04-25 15:51:3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