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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채권투자 현황과 유출 가능성 점검

등록일 [ 2015년01월05일 16시49분 ]

우리나라 국고채가 사상 최대의 가격 부담에 매수세가 제한되고 있다. 최근 채권금리가 조정을 받았지만, 20년물 이하의 국고채는 모두 연 3%를 밑돌고 있기 때문이다.
일부 시장참가자들은 우리나라가 무리한 기준금리 인하 기대 때문에 채권가격이 오버슈팅(일시적 급등) 됐다며, 기준금리 인하가 아니라면 추가 조정이 불가피하다고 예상한다. 하지만, 다른 시장참가자들은 우리나라와 사정이 비슷한 나라의 사례를 들며 '뉴 노멀'에 대비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2010년과 비교했을 때, 원화채권에 투자한 외국인은 국가별로 다변화되고 장기투자자가 증가했으며, 한국의 국제 신인도가 높아졌다. 이는 원화 약세 속에서도 외국인 채권자금이 급격히 유출되지 않을 것이라는 믿음을 주고 있다. 그러나 추세적인 원화 약세가 예상될 경우, 미국과 아시아의 원화채권 순매도가 완만하게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
KB금융경영연구소의 ‘외국인 채권투자 현황과 유출 가능성 점검’ 보고서 내용을 요약한다.

외국인 채권투자 현황

2009년 이후 외국인의 채권투자 규모가 둔화 추세이나, 2014년에는 전년대비 반등하고 있다. 외국인의 채권 순투자 규모는 2009~10년 연평균 17.7조원에서 2011~12년 연평균 7.8조원, 2013~14년 연평균 4.4조원으로 둔화 추세를 보이고 있다. 다만, 2014년 1~11월 중 외국인의 상장채권 순투자 규모는 2013년 3.5조원보다 소폭 증가한 5.3조원을 기록했다.(보유잔고 100.5조원, 전체 상장채권의 6.9%)
2014년 들어 외국인의 국채 보유비중이 확대되었으며, 장기물 투자도 회복됐다. 외국인의 국채보유 비중은 2011년말 73.5%에서 2013년말 62.0%로 축소되었으나, 2014년 11월에는 65.1%로 확대로 전환됐다. 2012년에는 유럽 재정위기로 유동성 위험이 확대되면서 외국인은 단기채권인 통안채 위주로 투자했으며, 2013년에는 원화 강세로 외국인 채권투자가 위축됐다.
2014년 들어 정책금리 인하 기대와 원/달러 환율 상승의 영향으로 외국인의 국채 순투자가 전년대비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만기별로는 외국인 채권투자가 2012년까지 단기화됐으나, 2013년에는 3~5년물을 매수했으며 2014년에는 5년 초과 국채 순투자가 확대되면서 장기화되고 있다.
국가별로는 중국·말레이시아·싱가포르 등 아시아의 원화채권 투자가 증가됐으며, 유럽의 주요 투자국이 영국·프랑스에서 스위스·노르웨이로 변화되고 있다. 2008년 한국 채권에 투자하는 아시아 국가는 태국·홍콩·싱가포르 정도에 불과했으나, 2014년에는 중국·말레이시아·인도네시아 등이 신규 투자국으로 부각되고 있다. 유럽에서는 과거 국제금융센터인 영국과 프랑스의 한국 채권투자가 주를 이뤘다면, 2011년 이후 스위스와 노르웨이의 국부펀드·중앙은행 자금 유입이 확대되면서 유럽의 투자 상위 국가로 부각되고 있다.
반면, 미국계 자금의 한국채권 투자잔액은 2008년 이후 큰 폭으로 확대됐으나, 2014년 들어 달러 대비 원화 약세의 영향으로 소폭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계 금융기관인 템플턴펀드의 원화채권 투자는 미국과 룩셈부르크로 분산되고 있다.
투자기관별 비중은 중앙은행의 한국 채권투자가 46%로 확대되고, 글로벌펀드는 점차 축소되고 있다.
아시아와 유럽 중앙은행의 외환보유고 다변화 노력으로 외국인 중에서 중앙은행 비중(잔액 기준)이 2010년 20%에서 2014년 9월 46%로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중앙은행의 지역별 비중: 아시아 64%, 유럽 27%, 중동 5% 등이다. 반면, 미국계 자금이 대부분인 글로벌펀드는 49.7%에서 32.5%로 축소됐다.

원화채권 투자유인①: 기대수익률

2차례 정책금리 인하로 韓美금리차가 축소됐으나, 원/달러 환율이 상승하면서 외국인의 원화채권 기대수익률은 2014년 8월이후 플러스(+)로 전환됐다.
韓美 국채 금리차(3개월)는 2014년초 2.5%p 수준이었으나, 2차례 정책금리 인하로 2.0%p 수준으로 축소됐다. 원/달러 환율은 올해 8월 1,000원 붕괴 우려가 부각됐으나 엔화 약세에 동조화되며 12월초 1,110원 상회, 최근 12개월 이동평균(1,050원) 대비 5% 이상 높았다.
원화채권 투자의 기대수익률이 상승하고 있으나, 12월에도 원/달러 환율이 상승세를 지속하면서 외국인의 신규 투자가 제한되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의 경상수지 흑자에 따른 달러의 초과 유입으로 원화 강세요인이 잠재돼 있으나, 엔화 약세가 지속되면서 원/달러 환율이 이에 동조화되고 있다. 향후 원/달러 환율 상승세가 약화되거나 하락 전환할 가능성이 부각된 이후, 외국인의 원화채권 투자가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또한 11월 스왑베이시스(3년, 평균)가 -71bp로 무위험 차익거래 유인이 크지 않아 이와 연관된 외국인의 채권 순투자도 활발하지 않을 것으로 추정된다. 무위험 차익거래와 관련된 투자 비용이 존재하기 때문에 스왑베이시스가 -100bp 이상일 경우에 무위험 차익거래 유인이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2014년초 -100bp 수준이던 스왑베이시스(3년)는 최근 국내금리 하락으로 축소됐다.

원화채권 투자유인②: 국가별 금리 비교

2015년 4분기 원/달러 환율 전망을 고려한 한국 국채의 달러환산 금리는 미국보다 낮으나, 유로존과 호주 국채보다는 수익률이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의 국채 10년 금리는 2.7% 수준이나 2015년 4분기 원/달러 환율 전망치를 고려하면 향후 1년간 한국 국채 10년물의 달러환산 금리는 0.4%에 불과하다. 이는 멕시코·브라질·터키 등 BBB등급 이하 국가 뿐 아니라, 미국 국채 10년 금리(2.3% 수준)보다도 낮은 수치다. 다만, 통화약세가 예상되는 유로존과 호주의 달러환산 금리가 마이너스(-)라는 점에서 안전자산으로서 한국 국채의 투자 메리트가 상대적으로 존재하고 있다.
달러 이외 통화 기준으로 원화채권의 투자 메리트는 유로존이 확대되고 있으나,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 국가에서 감소하고 있다. 상대적인 원화 강세가 예상되는 유로존은 원화채권의 투자 메리트가 확대되고, 9월 이후 원화가 약세를 보이고 있는 아시아(일본 제외)는 투자 메리트가 축소되고 있다. 이로 인해 ’14.10월 이후 유럽의 원화채권 순투자가 증가하고, 미국·아시아에서는 순상환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원화채권 투자유인③: 국제 신인도

2013년 전세계 국채 순발행이 급격히 둔화되고, AA-등급 이상 국채 비중이 축소되고 있다.
유로존 회원국의 신용등급 하락으로 AA-등급 이상 국채 비중이 ’05년 88.4%에서 ’13년 80.5%로 하락하는 등 높은 신용등급의 국채 공급이 감소하고 있다.
한국의 GDP 성장률과 경상수지 흑자는 AA등급 이상 국가 뿐 아니라, BBB등급 이하 국가와 비교해도 높은 수준으로 한국경제의 성장성과 건전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한국의 국가신용등급은 S&P가 A+등급, Moody’s와 Fitch가 AA-등급을 부여하고 있다.
또한 유럽과 아시아의 외환보유고 다변화 추세가 지속되고 있어 국제적으로 신인도가 높아진 한국 국채에 대한 투자 수요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외국인 채권투자의 지속 가능성 점검

한국의 상대적으로 양호한 경제여건과 국제 신인도 상승, 해외 중앙은행의 비중 증가, 원화 약세에 따른 기대수익률 상승 등으로 외국인 채권투자 자금이 급격히 유출될 가능성은 낮다. 오히려 원화 약세가 둔화될 경우에는 외국인 채권투자가 확대될 가능성이 잠재하고 있다.
그러나 달러 뿐 아니라 유로화·亞 통화 대비 원화가 약세를 나타낼 경우, 원화채권에 대한 외국인의 신규투자가 위축되고 일부 자금이탈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 향후 유로화 약세로 유럽계 자금이 유입될 가능성이 있으나, 블룸버그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이 2016년까지 상승할 전망으로 미국계 자금의 유출 가능성이 존재하며, 엔화 약세로 원화 약세폭이 확대되면 아시아에서도 자금유출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특히, 미국계 자금은 글로벌펀드 자금이 대부분이기 대문에 향후 미국의 정책금리인상 이후 달러 강세가 지속됨에 따라 채권투자 자금을 환수할 가능성이 높다.
또한 미국의 정책금리 인상 이후 신흥국 리스크가 확대될 경우, 신흥국 자금유출에 따른 아시아 국가의 한국 채권 매도 가능성에 대해서도 경계할 필요가 있다. 아시아 국가 중 중국 이외의 신흥국1 비중이 58.5%로 신흥국 리스크 확대 시, 유동성 확보를 위해 원화채권을 매각할 가능성도 잠재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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