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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금리인하 득될까 독될까

등록일 [ 2015년01월05일 17시15분 ]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의 전격적인 기준금리 인하 조치가 국내외 경제에 미칠 파급효과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성장 둔화에 직면한 중국이 경기 부양에 나선 것이라는 해석에 시장은 반색하는 분위기지만, 가뜩이나 일본의 엔저(低) 공세에 시달리고 있는 우리나라에겐 또 다른 악재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중국이 2년 4개월 만에 기준금리 인하를 단행한 2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증시는 다우지수(0.51%)와 S&P500지수(0.52%)가 각각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고, 독일(2.62%) 영국(1.08%) 등 유럽 증시도 급등세를 보였다. 중국은 이번 금리 인하가 “(위안화 절하로의)통화정책 변화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선을 긋고 있다. 인민은행은 이날 성명에서 “중국 경제는 현재 합리적인 구간에 있다”며 “중소기업 등 실물경제에서 자금 조달의 어려움이 커지고 있는 점을 감안, 금리 수단을 활용해 미세조정에 나선 것”이라고 밝혔다.
시장은 그러나 중국이 산업생산 부진, 부동산경기 위축 등 경기 둔화 상황에서 금리 인하를 결행한 배경에 주목하고 있다. 리우리강 호주뉴질랜드은행그룹 이코노미스트는 블룸버그통신에 “중국 중앙은행이 보다 부양적인 방향으로 통화정책 기조를 바꿨다는 신호”라고 말했다. 스위스 UBS은행은 중국이 기준금리를 내년 말까지 0.5%포인트 추가 인하할 것이란 보고서를 냈다. 일본과 유럽의 양적완화 정책에 중국이 위안화 절하로 맞불을 놓으면서 ‘글로벌 통화전쟁’이 격화될 것이란 예측까지 나온다.
중국의 금리 인하가 우리 경제에 미칠 영향에 대해선 양면적 해석이 나온다. 이치훈 국제금융센터 연구위원은 “이번 조치가 중국 경기의 둔화세를 뚜렷이 개선하긴 어렵겠지만 하방리스크는 어느 정도 완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한국 전체 수출의 26%를 차지하는 중국 시장이 활성화된다면 우리 경제엔 호재다.
그러나 위안화 약세가 심화된다면 상황이 다르다. 위안화 대비 원화 절상에 따른 중국 수출 감소, 가격경쟁력 약화 등이 우려되는 탓이다. 중국이 세계 수출시장에서 한국 영역을 꾸준히 잠식해오면서 양국의 10대 수출 품목 중 공통 품목은 10년새 52%에서 62%로 상승했다. 대중 수출의 70%가 중간재ㆍ자본재인 만큼 위안화 약세에 따른 중국 수출 호조가 우리에게도 도움이 된다는 지적도 나오지만, 중국이 중간재 자급률을 끌어올리고 있어 효과가 제한적이란 반론도 있다. 금융시장의 변동성 확대 우려도 있다. 이치훈 연구위원은 “금융위기 이후 위안화 환율이 우리나라를 포함한 아시아 국가에 미치는 영향력이 증대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의 '中 금리 인하에 따른 영향' 보고서 내용을 요약한다.

중국 금리 인하 실시

중국 인민은행은 2012년 이후 28개월 만에 처음으로 예대금리를 각각 0.25%p, 0.4%p 인하했다.
중국 인민은행은 2012년 7월 이후 28개월 만에 처음으로 1년 만기 예금 및 대출 금리에 대해 각각 0.25%p와 0.4%p씩 비대칭적으로 인하했다. 중국 당국은 2012년 6월 예대금리 인하를 실시한 이후 정책 기조를 완화 기조로 전환하였으며, 이후 한 달 만에 금리 인하를 추가적으로 실시했다.
이번 금리 인하에도 불구하고 인민은행은 예금금리 상한 허용폭을 기존의 1.1배에서 1.2배로 확대함에 따라 예금금리 상한은 동일한 수준에서 유지했다. 지난 2012년에도 예금금리 상한폭과 대출금리 하한폭을 각각 1.1배, 0.8배로 확대함에 따라 대출금리의 인하 폭 조정이 상대적으로 더욱 커졌다. 예금금리 상한 확대는 정부 당국의 예금금리 자유화 개혁의 일환으로 금융기관들의 금리가격 결정 능력을 제고했다.
한편 인민은행은 5년 이상의 예금금리 제한을 철페하는 등 금리자유화를 가속화하고 있으며, 금리 고시의 기간별 단계도 기존 5단계에서 3단계로 축소했다. 금리 기간을 1년 이하, 1~5년, 5년 이상으로 축소하여 공시할 예정으로 향후 금융기관들의 자율적 경영 능력을 제고하고 금리자유화를 촉진시키기 위한 기반을 마련했다.
이번 금리인하는 중소기업들의 자금조달 부담을 완화시키는 동시에 부동산시장 위축에 따른 경기 하강을 방어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정책 당국은 경제구조 개혁 심화에 따른 경기둔화 지속으로 중소기업들의 자금조달비용이 상승하면서 왜곡된 자금시장을 완화하기 위해 금리를 인하했다. 은행들이 경기둔화에 따른 대출 부실화 우려로 대출을 축소함에 따라 국유기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자금조달이 어려운 중소기업들의 차입 부담이 확대됐다.
2012년 이후 정부 당국은 담보보완대출(PSL), 중기유동성지원창구(MLF) 등 혁신적인 통화정책 수단을 통해 유동성을 지원하였으나, 시중 대출 금리는 높은 수준을 유지해왔다. PSL(Pledged Supplementary Lending)와 MLF(Medium-term Lending Facility)는 모두 중장기대출로 인민은행은 중국개발은행에게 주택재개발자금을 위한 유동성을 공급했다. RP금리 인하에도 불구하고 9월말 위안화 가중평균 대출금리가 전분기 대비 0.07%p 상승했다.

일련의 부동산대출 규제 완화에도 불구하고 가격 및 거래량 감소, 투자 감소 등으로 부동산시장이 위축되면서 경제 둔화 우려감이 증대되고 있다. 부동산 시장 둔화 우려가 확대됨에 따라 정책 당국은 지방도시를 중심으로 주택 구매제한 정책을 철회하였으며 현재 북경, 상해, 광주, 심천 등에서만 구매 제한이 존재하고 있다. 부동산개발투자의 경우 2010년 이후 30%대 이상의 높은 증가율을 기록하였으나 2014년 10% 대 중반으로 둔화세를 지속하고 있다.
정부 당국에 따르면 경제는 여전히 합리적인 구간에 있으며, 향후 신중한 통화정책 기조는 유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중국 정부는 금번 전격적인 금리인하가 완화 기조의 전환은 아니라고 강조하면서, 향후 신중한 화폐정책을 지속할 의지를 밝혔다. 금번 금리인하는 특성 방향성을 갖지 않는 중성조작(中性操作)으로 안정적인 통화정책 지속 의지를 표명했다.
금리자유화가 가속화되는 가운데 정부는 금융기관들의 가격 경쟁으로 수익률이 높고 자금 수요가 큰 중소기업 대상의 금융지원을 유도하고 있다. 예금금리보다는 대출금리의 하락을 위한 비대칭 금리인하 조치를 실시함에 따라 기업들의 조달 금리 및 부채상환 부담을 완화했다. 경기둔화 및 조달금리 상승 등으로 대출증가율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으며, 신규대출 중 기업대출 증가율이 급격히 하락했다.
향후 경기 흐름에 따라 금리 및 지준율 인하 등 추가적인 정책이 실시될 가능성도 상존하고 있다. 이번 금리인하 조치로 부동산 시장 및 경기 반등에 미치는 영향은 여전히 불확실한 상태이며, 추가적인 경기부양책이 제시될 가능성이 상존하고 있다. 현재 소비자물가가 2%대의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점 등을 감안할 때 추가적인 정책 대응여력이 존재하며, 지준율(19.5%)이 추가적으로 인하될 수 있다. 기준금리 인하에 이어 인민은행은 11월 25일 RP 금리를 3.40%에서 3.20%로 인하하는 등 단기적인 통화완화 정책을 실시했다.

은행산업에 미치는 영향

은행의 낮은 예금 금리가 지속되는 가운데 이재상품 및 인터넷기업의 자산관리 상품 등 고수익상품으로의 자금 유입으로 예금 증가율은 둔화세를 지속하고 있다.
중국 은행업의 분기 2/4 예금 규모는 112.7조 위안으로 1999년 이래 가장 낮은 수준의 증가율인 9.3%를 기록하고 있다. 16개 상장은행의 9월 말 기준 예금은 75.6억 위안이며 상반기 대비 약 2.0% 하락했다.
고객들은 은행 예금보다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은 이재상품(WMP) 및 인터넷 기업이 출시한 자산관리 상품 등에 가입했다. 알리바바가 출시한 위어바오(余额宝) 및 텐센트의 리차이통, 바이두의 바이주안 등 자산관리상품은 은행 예금금리를 상회하는 5~6%대의 수익률을 제공하고 있다.
금리 인하 및 예금금리 변동폭 확대 이후 상업은행들은 수신 유치를 위해 금리 경쟁에 돌입했다.
대형상업은행들의 경우 보통예금은 기존의 금리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며, 1년 정기예금은 0.25%p씩 인하했다. 예금금리의 경우 금리인하에도 불구하고 상한 허용폭 확대를 감안할 때 사실상 예금금리 인하효과는 크지 않을 전망이다.
그러나 주식제상업은행인 중신은행과 평안은행은 정기예금에 대해 예금금리 상한폭을 최대(2.75%*1.2배)로 적용하는 등 금리 경쟁을 본격화하고 있다. 도시상업은행인 닝보은행과 남경은행도 1년 정기예금 금리를 3.3%로 설정하고 있으나, 대부분의 은행은 1.1배의 상한폭을 유지하고 있다.
주식제상업은행과 도시상업은행의 경우 상대적으로 예금금리 인상폭이 높은 편으로 향후 은행간 예금금리 격차는 더욱 커질 가능성이 있다. 금리 인하 이전 대형상업은행과 주식제상업은행의 1년 정기예금 금리차는 0.05%p 수준으로 크지 않은 편이었으나, 최대 상한폭 적용 후 금리 격차가 확대되고 있다. 금리 인하 이후 최대 상한폭을 적용한 주식제상업은행 및 도시상업은행과 대형 상업은행의 금리차는 최소 0.025%p에서 최대 0.3%p 수준이다. 보통예금의 경우 대형상업은행과 주식제상업은행, 도시상업은행의 금리차가 0.035%p에서 금리 인하 이후 최대 0.07%p까지 확대됐다.
예금금리 상한폭 확대와 함께 은행들의 금리가격 결정 능력 제고 등 재량권이 커짐에 따라 향후 은행 간 금리 경쟁이 더욱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은행들은 자금 조달 비용 상승이 불가피해짐에 따라 대출 증대를 통해 이익 보존 노력을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은행들의 영업환경 악화가 지속되는 가운데 가격 경쟁이 본격화될 경우 이자수익 감소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중국의 금리자유화 추진으로 상업은행들의 NIM 하락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대출금리 인하에 따른 은행들의 이자수익 감소는 불가피하다. 대출금리의 상대적인 인하 폭 확대는 기업들의 자금조달 비용을 완화시키는 반면 가격 경쟁이 심화될 경우 은행들의 대출 이자 감소를 초래할 수 있다.
은행 경영환경이 악화되는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가격경쟁력이 취약한 외자은행의 경우 새로운 비이자수익원 모색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중국의 위안화 국제화 추진이 가속화되는 가운데 해외 진출 기업들도 증가하고 있어 관련된 자문 수수료 등 다양한 비이자수익원 발굴이 필요하다.
다만 중소기업 대상의 영업을 강화하고 있는 중소형은행들의 경우 금리인하에 따른 기업들의 수요 증가로 대출이 확대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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