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 경영연구소 ‘비콘을 활용한 오프라인 마케팅과 금융업’ 보고서를 보면, 비콘은 유통 분야를 넘어 금융결제 분야에도 적용되고 있다. 미국의 대형 간편결제업체 페이팔은 지난해 9월 카드·스마트폰 등에 손을 대지 않고 결제를 완료할 수 있는 ‘핸즈 프리 페이먼츠’ 서비스를 발표했다.
고객이 매장에 들어서면 비콘을 통해 고객의 페이팔 계정 정보가 매장의 포스단말기(가맹점 매출관리시스템)에 표시되고, 구두로 구매 의사를 확인한 점원은 고객의 스마트폰으로 결제 정보를 전송하고 고객은 결제 수락 여부만 선택하면 되는 것이다. 영수증은 스마트폰으로 바로 받을 수 있다.
내년에는 국내에서도 비콘을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비씨카드는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과 함께 오프라인 가맹점에서도 이용할 수 있는 간편결제 서비스 ‘젭(ZEP)’을 내년 초 오프라인 가맹점에서 상용화할 예정이다. 신한카드, KB국민카드, 하나카드도 비슷한 서비스를 개발하고 있다.
그러나 비콘은 고객 정보가 무선으로 순식간에 전달돼 사생활 침해 가능성과 해킹의 위험이 있다. KB금융 경영연구소 강서진 연구원은 “SK텔레콤 등 이동통신사들이 미국 기업을 인수하는 등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비콘은 오프라인 마케팅에서 엄청난 잠재력을 보유하고 있다”면서도 “다만 보안이나 사생활 보호 문제가 해결돼야 한다”고 말했다.
KB금융경영연구소의 ‘비콘(Beacon)을 활용한 오프라인 마케팅과 금융업’ 보고서 내용을 요약한다.
비콘(Beacon)기술과 특징
비콘(Beacon)은 근거리 위치 인식을 적용시킨 무선 센서의 일종으로, 스마트폰 사용자의 위치를 인식하여 상호간 데이터를 교류할 수 있는 기술 및 기기를 말한다. 비콘 단말기를 특정 장소에 설치해 놓고, 그 장소에 블루투스 4.0(Bluetooth Low Energy)기술을 탑재한 스마트폰2이 접근하면 비콘과 스마트폰이 상호 인식하여, 근거리 통신기술을 이용해 각종 정보와 서비스 제공이 가능하다. NFC, GPS 등을 이용한 스마트폰 위치 기반 서비스(LBS)와 근거리 데이터 통신기술이 소개되었지만, 비콘은 동 기술 대비 위치 정확성, 사용 범위 등에서 장점을 보유하고 있다.
사물인터넷(IoT)의 시대에 맞춰 비콘이 차세대 기술로 각광을 받으면서 다양한 ICT기업들이 비콘 서비스를 출시했으며, 앞으로 그 숫자는 늘어날 전망이다. 애플(Apple)이 2013년 6월 자사 비콘 서비스 ‘iBeacon’을 공개하고 미국 내 250여 애플스토어에서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비콘 기술에 대한 업계의 관심을 높이는 계기로 작용했다. 애플스토어를 방문한 고객은 iBeacon을 통해 단말기 업그레이드 여부, 남은 약정 기간, 구형 단말기 보상 여부 등 다양한 제품정보와 맞춤형 이벤트 등을 받을 수 있다.
ABI 리서치는 비콘 단말기 판매량을 2019년까지 약 6천만대로 예측하며 비콘이 미래 스마트폰을 이용한 온·오프라인 서비스 융합(O2O: Online to Offline)을 가능하게 할 핵심 기술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비콘을 활용한 오프라인 서비스 사례
백화점, 음식점 등 오프라인 상점들은 비콘의 위치추적 및 통신기술을 기반으로 실시간 마케팅 활동과 연계할 수 있다.
스마트폰을 소지한 고객이 비콘 영역에 들어오면 상품 할인 정보, 쿠폰 등의 프로모션을 제공하여 소비자의 구매 욕구를 자극할 수 있다. 미국 쇼핑앱 ‘숍킥(shopkick)’5은 사용자가 제휴 매장을 지나가면 해당 앱이 매장에서 발생하는 무선 신호를 인식해 각종 쿠폰, 세일 정보 등을 제공하고, 매장에 들어서기만 해도 포인트가 적립되어 결제 시 현금처럼 사용이 가능하다. 미국 일부 메이저리그 구장은 야구경기를 보는 동안 식사 시간대를 이용해 핫도그나 치킨 같은 음식 할인 정보를 제공하고, 기념품 매장을 지나갈 때 모자, 의류 등의 광고, 할인 쿠폰을 제공하여 경기장 내 매출 상승을 유도할 수 있다.
소비자의 매장방문, 관심 상품 등에 대한 정보가 축적되면서 데이터 분석을 통한 개인 맞춤형 정보도 제공된다. 미국 백화점 Macy’s는 소비자의 위치를 파악해 근처 매장의 정보를 제공할 뿐 아니라, 해당 방문자가 오래 머무른 매장, 상품 정보를 분석해 개인의 구매성향까지 파악하여 상품을 추천할 수 있다.
비콘을 통해 고객의 다양한 정보를 획득할 수 있고 고객과 상호 교류할 수 있게 되면서, 이를 활용해 매장 운영 효율화를 도모하기도 한다. 고객의 이동 경로, 방문 횟수, 방문 시간대 등의 정보를 분석하여, 이를 매장의 상품 진열, 점원 채용, 배치 시간대 결정 등에 활용함으로써 매출 극대화와 동시에 비용 절감 등 효율화를 도모할 수 있다. 대형 마트 등에 납품하는 제조업체는 고객과의 직접적인 커뮤니케이션을 위해 자사 제품 옆에 비콘을 설치하여, 소비자로부터 상품 후기, 개선 사항 등의 피드백을 받은 후 쿠폰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소비자와의 접점을 확보할 수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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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물관, 미술관, 병원, 항공사 등은 비콘을 활용해 해당 공간의 정보를 제공하고, 자동 체크인 서비스를 이용해 방문 고객의 편의성을 증대시킬 수 있다. 박물관, 미술관 내에서는 작품을 보고 있는 관람객을 감지해 작품 해설이나 작가 정보, 유사한 화풍의 작품과 작가 정보를 텍스트, 오디오, 비디오 등을 통해 관람객에게 전달하게 되면서 번거로웠던 자동 오디오 재생기 등을 대체할 수 있다.
미국 메이저리그는 티켓을 보유한 고객이 경기장 입구에 도착하면 비콘을 통해 자동으로 체크인 되고, 해당 좌석까지 스마트폰을 통해 안내한다. 미국, 일본의 다수 항공사들은 탑승객이 검열대를 통과하면 자동으로 탑승시작 시간과 게이트를 안내하고, 변경 사항이 있을 경우 안내 정보를 전송하게 된다.
비콘의 금융업 활용 예시
결제서비스는 비콘 기술이 가장 널리 적용될 것으로 예상되는 분야로, 스마트폰의 접촉 없이 자동으로 물품 대금을 지불한다.
미국 페이팔(PayPal)은 작년 9월 ‘PayPal Beacon’을 공개하면서, 카드, 스마트폰 등에 손대지 않고 완료할 수 있는 결제서비스(hands-free payments)를 발표했다. 고객이 매장에 들어서면 비콘을 통해 고객의 페이팔 계정 정보가 매장 POS시스템에 표시되며, 구두로 구매 의사 확인을 받은 점원은 해당 고객의 스마트폰 페이팔 계정으로 결제 정보를 전송, 고객은 결제 수락 여부를 선택하고 영수증은 모바일로 수령하게 된다. 스마트폰을 이용해 테이블에서 직접 음식 주문을 하는 동시에 결제를 하거나, 온라인에서 先 주문 후 매장 방문 시 자동으로 고객의 스마트폰을 인지하여 결제되는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신용카드회사는 비콘 기술을 활용해 리워드 위주의 고객 마케팅 방식을 개편하고, 가맹점을 방문한 고객에게 각종 할인 정보를 제공하는 등의 사전 마케팅을 실시하고 있다. BC카드는 카드 고객을 대상으로 가맹점 정보와 빅데이터 기반의 다양한 쿠폰, 위치기반 마케팅 등을 카드사 주도로 제공할 예정이며, KB국민카드, 하나SK카드도 가맹점 제휴를 통해 유사 서비스를 개발 중이다.
해외 일부 은행들은 영업점 내에 비콘을 설치하여 방문 고객에 대한 프로모션, 편의 서비스 제공, 고객과의 소통 방안으로 활용하고 있다. 터키의 ‘DenizBank’는 영업점 방문 시 비콘을 활용해 은행 모바일 뱅킹 앱에서 대기 번호표를 교부하고 해당 번호가 가까워지면 고객에게 메시지를 보내, 고객이 대기 시간 동안 다른 업무를 처리할 수 있도록 유도하고 있다.
뉴질랜드의 ‘Westpac’은 고객이 자신의 정보와 원하는 업무 등을 사진과 함께 사전에 등록하면, 영업점 방문 시 비콘 신호를 이용해 영업점 직원이 고객의 내방 사실을 인지하고, 입력된 사전 정보를 바탕으로 빠르고 정확한 상담업무가 가능하다. 호주의 ‘St. George Bank’는 고객이 영업점 입장 시 환영 메시지와 함께 최근 금융상품 및 시장 정보를 제공하고, Survey나 피드백을 통해 고객 만족도 및 개선사항 등을 수렴하여 상품 및 서비스 개선을 위해 활용하고 있다.
향후 전망 및 시사점
비콘은 정확한 위치 인식과 상호 정보 교류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미래 사물인터넷(IoT)등 구현을 위한 핵심 기술로 꼽히지만, 보안, 사생활 침해, 이용 불편함 등 대중화 되기에는 제한사항도 존재하고 있다.
비콘에 의해 위치, 이동 경로는 물론 사용자의 행동까지 파악할 수 있게 되면서 사생활 침해 등과 같은 개인정보 보호 이슈가 발생하고 있다. 블루투스 신호를 사용하는 비콘은 상대적으로 인식 반경이 넓어 해킹과 같은 보안 에 취약하고, 특히 강력한 보안이 요구되는 결제서비스의 경우 결제 오류에 대한 불안감이 존재하고 있다. 비콘 서비스를 받기 위해서는 스마트폰에 해당 앱을 반드시 설치해야 되며, 모든 상점들이 비콘을 이용해 매장 정보와 쿠폰을 쏟아낼 경우 오히려 사용자에게 불편함이 발생하고 있다.
하지만 비콘의 대중화는 아직 시작 단계로, 위의 문제점이 해결될 경우 오프라인 마케팅의 혁신을 일으킬만한 잠재력을 보유하고 있다. 의류회사 Timberland의 실험에 따르면6, 비콘을 활용해 쿠폰을 발송할 경우 고객의 75%가 모바일로 쿠폰을 확인했으며, 실제 쿠폰 사용률도 50%에 달해 기존 전단지나 이메일 대비 높은 효과를 보이고 있다. SK텔레콤은 비콘을 통해 쇼핑정보를 제공하는 앱을 개발한 미국 벤처기업 ‘Shopkick’을 인수하고 향후 5억~10억 달러의 추가 투자를 통해 비콘 관련 사업을 강화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금융회사들은 비콘과 같은 신기술 접목을 통해 고객에게 다양한 편의성 및 혜택을 제공하는 마케팅과 금융서비스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급속하게 변화하는 현 금융업 환경에서, 비콘은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경계를 허물어 일관된 고객 경험 제공의 매개체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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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최종편집일:2024-05-03 09:12: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