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엔 하락 흐름은 대내적 요인보다 대외적 요인에 의해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 즉, 원화 흐름을 결정하는 국내 경제 펀더멘탈 변수보다는 달러화와 엔화의 흐름에 의해 원/엔 환율 흐름이 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결론적으로 당사는 미국 통화정책 정상화 등에 따른 달러화의 구조적 강세 혹은 슈퍼 달러 시대 본격화 등으로 중장기적으로 엔/달러 환율이 140엔 수준까지 상승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판단이다. 물론 달러화 강세 영향으로 원화도 약세로 전환되겠지만 원화보다 엔화의 상대적 약세 현상이 심화되면서 원/100엔 환율은 800원대 수준까지 하락할 여지가 높다는 생각이다.
우선 달러화의 경우 달러화는 3차 달러 강세국면에 진입한 것으로 판단된다. 94년 미국 정책금리 인상 사이클과 함께 시작된 2차 달러 강세국면과 최근 상황이 유사한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통화정책 기조 정상화에 따른 달러 캐리 트레이드 위축 역시 달러 가치 혹은 달러 자산의 매력도를 높일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초저금리 금리와 미 연준의 유동성 확대 정책 등으로 이머징 정부 및기업들이 채권발행을 중심으로 한 레버리지를 급격히 확대한 바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미국 통화정책 정상화와 달러화의 강세는 이머징내에서 달러 자금의 이탈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음. 이미 지난해 중반 미 연준의 테이퍼링 우려로 아시아 이머징을 중심으로 한 자금이탈 현상이 발생한 바 있듯이 유사한 현상이 재연될 수 있다. 이 경우 안전자산인 달러화 자산 수요 증가로 달러 가치는 더욱 상승할 수 있다.
반면 달러화 강세 영향과 더불어 엔화 약세 폭을 더욱 촉발시킬 수 있는 요인들로는 일본은행의 추가 양적완화 정책, 일본 경상수지 적자 전환 등 펀더멘탈 요인을 지적할 수 있다. 아베노믹스 효과와 엔화 약세 영향 등으로 일본 물가가 상승하고 있지만 지속성은 여전히 의문이다. 특히 아베노믹스 효과가 약화되면서 일본 경제회복 추세가 제자리 걸음을 보이고 있어 일본 물가상승률이 재차 둔화될 여지가 높아 일본은행의 추가적 유동성 확대 정책이 예상된다. 엔 캐리 트레이드 확대 가능성과 일본 자금의 해외 투자 확대 역시 엔화의 약세폭을 확대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과 일본간 통화정책 차별화에 따른 금리차 확대와 엔화 추가 약세 기대담이 과거 2000년대초와 같은 엔 캐리 트레이드 확대를 유발시킬 것이다.
원화 역시 달러화 강세 현상에 어느 정도 편승해 약세 흐름을 보이겠지만 펀더멘탈 요인이 약세폭을 제한할 것으로 보인다. 무역 및 경상수지 흑자기조와 더불어 일본과 유사한 국내 국가신용등급 수준 등은 원화의 약세폭을 제한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고 정부의 내수 부양의지 역시 원화의 약세 흐름을 제약하는 변수로 이어질 수 있다.
결국 변동성이 있겠지만 원/100엔 환율은 추세적 하락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투자전략실장 |
기사최종편집일:2024-05-17 09:02:0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