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원엔 환율의 하락 문제는 근본적으로 엔화의 약세와 더불어 원화의 평가절상이 더해지면서 실제 원화 대비 엔화의 가치가 가중되어 떨어지는 문제로 나타나는 현상이다.
그러나 장기적으로 보았을 때, 원/엔(100엔 기준) 환율이 원/달러 환율보다 높았던 시기는 2007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나타난 새로운 현상이었음을 감안한다면, 최근 보이고 있는 달러 대비 엔화의 약세기조는 다소 이해되는 측면도 있다하겠으나 그 정도가 매우 가파르게 나타나고 있다.
더구나 달러화 대비 원화의 강세가 더해지면서 엔화의 약세가 더욱 가중된 부담으로 다가오고 있으며, 이는 우리나라 경제 전체적으로 영향을 줄 수밖에 없는 문제가 되었다.
BIS에서 발표하는 실질실효환율의 추이를 보아도 엔화의 강세는 다소 그 정도를 넘어서는 급격한 모습을 나타내고 있어, 우리나라의 3대 무역국인 일본에 대한 영향을 크게 받을 수밖에 없다.
현실적으로도 최근 일본은 과거 엔고로 인하여 정체를 나타내고 있었던 수출증가율이 크게 회복하는 모습을 나타낸 반면, 우리나라의 경우 2011년부터 수출 증가세가 다소 정체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물론 이것이 전적으로 엔저 현상 때문은 아니라 하여도 분명 국내 무역 환경에 큰 영향을 주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특히 2010년 이후 일본의 달러기준 수출감소세가 다시 증가세로 반전되고 있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반대로 원유, 천연자원 등의 수입원자재 가격의 급등과 수출경쟁력의 약화로 일본의 무역적자는 여전히 심화되고 있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우리나라와의 무역에 있어서도, 우리나라의 대일 수출 중 상당 비중을 차지하는 석유화학제품과 금속광물, 전자부품의 수출이 두자리 이상 비율로 감소하는 모습을 보였다.그러나 반대로 일본에서의 주요 부품 수입총액은 감소하였지만, 물량감소는 두드러지지 않아 일본 부품을 활용하는 가공업체의 경우나 수출기업은 오히려 저렴한 일본 부품의 수혜를 받을 수 있음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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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일본 수출단가지수는 엔화 기준일 경우 다소 상승하고 있으나, 달러 기준으로 보았을 때 과거에 비해 크게 낮아져 부품을 주로 수입하는 우리나라의 경우 오히려 대외경쟁력을 높이게 해주는 요인으로 작용하기도 하였다. 반면 달러화로 표시된 일본의 수입단가지수는 하방경직성을 나타내고 있어서 여전히 대일본 수출에 다소 어려움이 예상되기도 한다.
일본은 이러한 엔저를 기반으로 한 수출 정책 외에 주요 국가들과의 FTA를 포함하여 TPP까지 참여하기로 하면서 적극적인 무역 중심 정책을 펴고 있다. 특히 2013년 기준으로 우리 수출 상위 100대 품목(HS 6단위 기준) 중 일본의 상위 100 대 품목과 중복 품목이 55개이며, 동 품목이 우리 총수출의 54%를 차지하는 입장에서, 일본의 대외적 적극성과 엔저 현상이 맞물리면서 장기적으로는 우리경제에 어려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엔저와 함께 일본의 엔케리트레이드 자금이 국내로 다시 유입되어, 이전과 같은 혼란을 줄 가능성에 대해서도 주의할 필요가 있다. 물론 최근까지 일본은 무역부문의 적자로 인하여 일본 해외투자자금이 다시 국내로 유입되고 있으며, 일본의 증시도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어 일본의 엔화 자금이 대외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으로 판단되지는 않는다.
오히려 문제가 되는 것은 일본의 엔화 하락이 계속하여 과다해질 경우 일본경제 전반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이 부상할 것에 대해 우려하게 된다. 이 경우 일본의 막대한 재정적자에 대한 우려와 글로벌 금융시장에서의 혼란이 발생할 경우, 엔화는 말 그대로 ‘추락’하게 될 것이며, 국내 일본 관련 산업의 위험이 크게 높아질 수 있을 것이다.
김기흥 국회입법조사처 경제산업조사실장
원종현 국회입법조사처 금융공정거래팀 입법조사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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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최종편집일:2024-05-17 09:02:0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