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 29일 미국이 양적완화의 종료를 선언했고, 상당기간 조저금리를 유지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양적완화는 2008년 세계 경제공황 시기 미국경제가 바닥을 치면서 최후의 보루로 등장한 정책이다. 이는 시장에 돈을 푸는 것인데, 돈을 푼다는 것은 대체로 금리를 낮추는 방식이다. 금리가 낮아지면 예금이 줄어들게 되고, 투자와 대출이 늘어나게 되니깐 자연스레 시장에 돈이 풀리게 된다.
그런데, 미국이 양적완화 종료를 선언함으로써 필연적으로 이자가 올라갈 수밖에 없게 됐는데, 상당기간 최저금리를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여기서 언급한 상당기간(컨시더러블 타임)은 경험적으로 6개월 내외의 시간을 언급할 때 사용됐다. 어쨌든 컨시더러블 타임 이후에는 금리가 오른다는 말이다.
미국의 금리 인상은 우리나라처럼 빚더미로 지탱하던 나라에는 정말 큰 충격을 줄 수 있다. 우리나라의 금리는 미국보다 어느 정도 높아야 자본이 빠져나가는 것을 막을 수 있다. 우리나라와 같이 신흥국에는 국가별 위험(Country Risk)이 추가되기 때문에 미국보다 금리가 웬만큼 더 높지 않다면 한국에 투자할 이유가 별로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지난 10월 국채 10년물을 기준으로 미국과 한국의 시장 금리차이가 7년 만에 0.5%P로 좁혀졌다. 양적완화를 종료할 것이라는 기대감에 미국에서는 금리가 오른 반면 우리는 기준금리를 낮추면서 금리차가 매우 낮아진 것이다. 이제 미국과 한국의 금리차이가 거의 없기 때문에 미국 중앙은행이 금리를 조금만 인상해도 우리나라에서 채권을 팔고 해외로 떠날 가능성이 생기게 된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국채시장에서 외국인이 차지하는 비중은 17%가 넘는다. 외국인 비중이 5% 안팎인 일본과 달리 외국인 비중이 크기 때문에 외국 자본이 빠져나가면 충격이 클 수밖에 없다. 더구나 외국 자본의 이탈을 방지하기 위해 우리 한국은행도 기준 금리를 올릴 가능성이 커지게 된다.
결국 달러 보유고가 문제가 된다. 우리나라 달러 보유고가 중요한 이유는 수입 수출의 균형 때문이다. 수입은 적고 수출이 많으면 달러가 쌓이고, 반대로 수입이 많으면 내부에 달러가 고갈된다. 수입대금을 지불할 달러가 필요하기 때문에 외환 보유고가 중요한 것이다.
한편, 미국의 금리가 치솟았을 때 우리의 상황은 두가지다. 또다시 외환위기를 겪거나 금리를 상당폭 인상해야 한다.
하지만 금리를 올리게 되면 심각한 문제가 발생한다. 현재 우리나라 부채는 엄청나다. 2011년에 멕킨지 부설 연구소인 MGI에서 조사한 것을 보면 한국의 국가총부채(가계부채, 기업부채, 정부부채)가 한해동안 한국에서 발생되는 총 부가가치의 3배를 넘어섰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1년 수입이 3천만원 정도인데, 빚은 1억정도 되는 것이다. 그리스가 얼마전에 이 부채 때문에 외환위기가 왔었는데, 그 당시 그리스의 총부채가 그리스 한해동안 발생되는 경제부가가치의 2.6배였다.
다른 나라들도 부채를 최대한 줄여나가려고 하고 있는데, 한국은 현재 부채증가율이 6%, 일본이 1.9%, 미국 1.5%, 영국 1% 정도이다.
이처럼 우리나라는 부채문제가 심각한 상황이며, 향후 부채에 대한 이자문제가 큰 이슈로 부각될 것으로 보인다. 가계부채의 대부분은 변동금리로 이뤄져 있다. 미국이 금리를 인상하게 되면 우리나라도 외환이 빠져나가는 것을 막기 위해서 필연적으로 금리를 올릴 수밖에 없으며, 대다수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변동금리이기 때문에 가계대출 금리도 덩달아 오르게 된다. 현재도 이자, 생활비에 가계재정이 빠듯한데, 이자가 오르게 되면 가계는 파산수준에 다다를 수밖에 없다.
이럴 경우 이자부담에 허덕이는 가계의 부동산 매물이 쏟아져 나올 것이고, 그 영향으로 집값이 떨어지는 악순환이 계속될 것이다.
기업부채도 가계부채 못지않게 심각하다. 몇몇 대기업을 제외하고는 대다수 중소기업들이 한계기업으로 전락해 있다. 3년동안 번 돈으로 은행대출의 이자를 못갚는 기업을 한계기업이라고 하는데, 우리나라는 현재 3,000개에 육박하고 있다. 이런 기업들은 빚을 계속 늘려가며 버티고 있는데, 금리인상시 변동금리로 인해 이자부담이 급격히 상승하면서 줄도산이 나타날 수도 있다.
세계경제 성장세 확대…위기 이전수준 밑돌 듯
2015년 세계경제는 성장세 확대가 예상되나 위기 이전 수준은 밑돌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이 회복세를 주도하는 가운데, 중국의 성장률 둔화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금리인상에도 불구, 3% 내외 안정적인 경기 확장세 지속할 전망이다. 고용회복 등이 소비에 긍정적, 산업경기 호조에 따른 투자로 확대가 예상된다.
유로존의 경우 성장률 확대(1.1%-1.5%)가 예상되나 1%대 저성장을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적극적인 통화완화, 유로화 약세 등으로 경기하방 압력이 완화될 전망이다. 중국은 경제 구조개혁, 부동산시장 억제 등으로 성장률 하락세가 지속될 전망이다. 신흥국의 경우 미국 통화정책 정상화 과정에서 자금유출에 여전히 취약한 편이다.
한국경제는 정책효과 힘입어 성장률 3.8% 예상되나 회복속도는 미약할 것으로 전망된다. 주요기관들은 전년대비 평균적으로 0.2%p 개선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정책효과에 힘입어 소비․건설투자는 전년대비 회복될 전망이다. 수출은 대선진국 수출 회복에도 불구하고 대중국 수출 회복엔 우려가 지속되고 있다. 중국의 수출․투자 부진에 따른 대중 수출부진 우려가 지속될 전망이다. 소비의 경우 정부의 내수활성화, 취업자수 증가 등으로 가계 구매력이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가계부채에 따른 원리금 상환 부담, 주거비 부담 등이 소비 제약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설비투자는 정부의 적극적인 투자 독려, 규제완화 등으로 전년수준을 회복할 것으로 보인다. 건설투자의 경우 SOC 예산 확대, 주택시장 부양책으로 전년대비 개선이 예상된다. 성장률은 개선되나 미약한 회복에 경기하방 위험 역시 크다는 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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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최종편집일:2024-04-29 15:15:56
